
물걸레질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걸레 씻고 짜고 닦고 씻고 널고... 하는 과정에 힘도 많이 들어가구요. 그래서 이런 귀찮은 일만 대신 도와주는 국산 제품이 있다기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얘는 딴 건 못합니다. 물걸레질만 합니다. 물걸레질만 할 줄 아는 기기라니, 뭔가 비효율적일 것 같지만 이 제품의 후기를 살펴보면 만족도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브리봇 엣지를 사용해보고 한 달 동안 느낀 점은 호불호가 꽤 갈릴 수 있겠단 것이였습니다. 아래 제 체험기를 읽어보시고, 본인의 상황과 비교한 뒤 선택하시면 도움이 되실겁니다.

물걸레질에 투자할 체력과 시간이 아까우신 분들께 추천
당연한 이야기죠. 로봇청소기를 많이 구매하시는 구매층이 맞벌이 부부입니다. 집에 있을 시간이 부족하고, 집에 돌아와도 체력이 부족하니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여러 번 집 안을 청소하는 것이죠. 노년층의 경우에는 시간적 여유는 받쳐주지만, 체력의 여유가 부족하시기 때문에 로봇청소기를 구매하실 겁니다.
하지만 외출한 뒤보단 집에 있을 때 사용하시는 걸 추천
다른 로봇청소기들과 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내가 집에 있을 때, 사용하면 좋은 로봇청소기'라는 겁니다. 외출하기 전에 켜놓고 나가기보단, 내가 집에 거주하는 동안 켜놓는 거죠. 그 이유(단점)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일단 이 친구는 레이저 센서가 없구요.
2. 장애물 피하는 센서가 좀 빈약합니다.
3. 바퀴가 없어 턱을 넘지 못합니다.
이 세 가지 단점이 합쳐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냐면요. 혼자 제대로 청소를 하지 못합니다. 온전히 맡기질 못해요. 왜 이런 단점이 왜 생길까요?
1. 레이저 센서가 없으니 일단 자신이 청소할 공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순서대로 청소해야 하는지 학습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이미 청소한 구역도 또 가서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단점은 이 제품뿐만 아니라 레이저 없는 로봇청소기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2. 장애물 피하는 센서의 범위가 좁습니다. 자꾸 어딘가 부딪혀서 툭툭 소리가 나구요, 기기에 크고 작은 스크래치가 생겨납니다. 장애물이 있는 곳에 들어가면 잘 나오질 못해요.
3. 바퀴가 없으니 문턱을 못 넘습니다. 방에 넣으면 그 방만 계속 도는 거죠. 때문에 어느 정도 청소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내가 꺼내서 다음 방으로 옮겨주어야 합니다.
실제 이 제품을 사용하면, 물걸레 청소기다 보니 지나간 자리에는 물기가 남아있습니다. 그러면 얘가 어디를 청소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이 가능한데요. 공간의 가장자리는 잘 닦는데, 중간 부분이나 장애물이 있는 곳은 거의 하질 못하더라구요. 그때는 리모컨으로 수동 조절해서 못 닦은 부위를 닦아내기도 합니다.
또 책상 다리, 의자 다리처럼 장애물이 많은 구역에 들어갔다가 갇혀서 못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한참 동안 나오지못하면 경고음을 내면서 그 자리에 멈춰버립니다. 내가 집에 있는 상황이라면 소리를 듣고 꺼내주면 되겠지만, 외출한 상황이라면 청소가 중단된 것이니 결국 청소를 못한 것이죠.
이런 이유에서 집에 거주하는 동안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기기에 사람들이 높은 평점을 주는 이유는 뭘까요?
처음 사용할 때 '뭐 저렇게 멍청하게 움직이나?' 하고 의구심이 가진 채, 1시간 청소가 끝나고 기기를 들어 올려보니, 세상에 물걸레가 새까맣게 변해있는 겁니다. 그것 보고.. '아..잘 샀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생각보다 내가 밟고 다니는 실내 바닥이 더럽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알게 모르게 유입되고 발생하는 실내 먼지와 때들이 바닥에 있고, 물걸레질 하나는 빡빡 제대로 할 줄 아는 기계가 닦고 다니니, 그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겁니다.
그럼 다른 물걸레 로봇청소기들은 바닥을 빡빡 못 닦나요?
에브리봇 엣지가 바닥을 빡빡 닦을 수 있었던 건, 이 기기의 단점으로 말했던 바퀴가 없는 부분과 연결이 됩니다. 물걸레질은 바닥에 착! 밀착되고 누르는 힘이 작용해야 잘 닦이는데요. 다른 물걸레 청소기들은 바퀴 높이가 있어서 기기 하부와 바닥 사이에 틈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면 물걸레질을 스윽 스치듯이 하게 되는 거죠. 위에서 수직으로 누르는 무게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에브리봇 엣지는 물걸레면이 돌아가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기기의 무게가 온전히 바닥을 닦는데 쓰이게 됩니다. 이게 정말 큰 장점입니다. 실제로 잘 안 닦이던 바닥 때가 있었는데, 에브리봇 엣지를 조작해서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닦게 했더니 그 때가 서서히 지워지더라구요. 그 때 굉장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한 달 동안 사용하면서 느낀 후기 정리
기기 자체에 스마트함은 없어서 멍청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청소를 마친 후 새까만 물걸레면을 보니 앞에 느껴졌던 멍청함도 다 용서가 됩니다...맨날 보니 이제 미니 강아지같고 귀엽기도해요. 뽈뽈 돌아다니면서 아까 닦은 데 또 닦고 있으면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아이쿠... 멍청한 놈.. 두 배로 고생하려고 저러는구만'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평점 낮은 후기를 보면, 로봇청소기라 해서 샀는데 '로봇'보단 '기계'가 가까운 지능에 실망하신 분들도 더러보이더라구요. 외출하고 돌릴 목적으로 구매하시는 분, 또는 로봇의 스마트함을 기대하고 구매하시는 분들이라면 에브리봇 엣지를 구매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에브리봇 엣지의 가격은 20만원대로, 다소 비싸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물걸레질이라는 반복적인 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이정도면 꽤 저렴한, 가성비 좋은 로봇청소기라고 생각합니다. 아깝지 않아요! 걸레만 새걸로 구매하시면 새거나 다름없으니 중고제품을 먼저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저는 샤오미 2세대 로봇청소기와 조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레이저 센서가 달린 샤오미 로봇청소기 2세대로 사각지대 없이 먼지를 깨끗히 제거한 후, 바닥에 붙은 때를 에브리봇 엣지를 사용해서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 두 조합으로 바닥 청소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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